Leebinsoyeon’s solo exhibition, Nothing(0) Department, centers on her latest mockumentary film, Nothing(0) Department, which illustrates the narrative and conflict among three women from three generations in the artist’s maternal family: her great grandmother, who married the manager of a coal mine, the grandmother, who married to her eldest son, and the daughter (the artist’s mother), who grew up in the middle of them. The exhibition also includes the digital paintings, sculptures, and various objects from different sources, inspired by the video work.
In a world preoccupied with violence and tragedy, the unsung heroes who keep the peace on our daily life often receive only fleeting recognition. Such is the story of Mungyeong, the artist’s mother’s hometown. Amidst the rise and fall of the coal industry, Mungyeong witnessed the establishment of a coal museum and the organization of a coal mining village, honoring the contributions of its people to the local economy. However, as the coal industry declined in the late 1980s with the introduction of gas, the once-thriving museum faded into obscurity. Nonetheless, throughout the ebb and flow of industry and urban life, there are always those who quietly devote themselves to peace. Leebinsoyeon's exhibition, which focuses on this commitment, serves as both a tribute to everyday heroes and an office for the 'nothing department.’
The artist’s inspiration for the exhibition comes from the coal museum in Mungyeong, which represents the city’s faded glory. Her research takes various forms: from field trips to the former coal mining village to intimate interviews with her maternal grandmother, mother, and other family members. With each discovery, she realizes that her mother was a double agent. Drawing on extensive research, she compares her mother’s actions with diplomatic cases and espionage tactics, resulting in a compelling narrative akin to a ‘great biography.’
Leebinsoyeon’s exhibition, Nothing(0) Department, serves as both an archive or memorial and an office for the ‘nothing department.’ Centered on her latest film, Nothing(0) Department, which traces the artist’s mother’s life as a double agent, the exhibition features sporadic installations of objects from her maternal grandmother’s house, as well as photographs and items from various sources, evoking a neglected office tucked away in a corner of the Ministry of Foreign Affairs building. Where one might expect a long office table, there is a sink piled with coal-smudged dishes. This visual juxtaposition emphasizes a sense of unresolved duty, creating subtle tension among viewers. With no one willing to take the responsibility, the ‘uncomfortable overloaded task’ serves as a reminder of what someone should have done, or did without thinking.
Another exhibition space unfolds with the ambiance of a museum, featuring sculptures capturing moments of heroism, digital paintings resembling logbooks, and a photographic archive documenting and commemorating the efforts of a double agent who navigated two opposing camps. The artist eschews deliberate symbolism or exaggerated themes, instead focusing on conveying the essence of the 'nothing department' through the palpable aura surrounding the works. While intended to honor the artist’s mother and her dual life, the exhibition evokes a sense of unease and tension. The everyday hero remains on edge, unable to fully relax in a life where the sound of danger could come at any moment.
In a world preoccupied with violence and tragedy, the unsung heroes who keep the peace on our daily life often receive only fleeting recognition. Such is the story of Mungyeong, the artist’s mother’s hometown. Amidst the rise and fall of the coal industry, Mungyeong witnessed the establishment of a coal museum and the organization of a coal mining village, honoring the contributions of its people to the local economy. However, as the coal industry declined in the late 1980s with the introduction of gas, the once-thriving museum faded into obscurity. Nonetheless, throughout the ebb and flow of industry and urban life, there are always those who quietly devote themselves to peace. Leebinsoyeon's exhibition, which focuses on this commitment, serves as both a tribute to everyday heroes and an office for the 'nothing department.’
The artist’s inspiration for the exhibition comes from the coal museum in Mungyeong, which represents the city’s faded glory. Her research takes various forms: from field trips to the former coal mining village to intimate interviews with her maternal grandmother, mother, and other family members. With each discovery, she realizes that her mother was a double agent. Drawing on extensive research, she compares her mother’s actions with diplomatic cases and espionage tactics, resulting in a compelling narrative akin to a ‘great biography.’
Leebinsoyeon’s exhibition, Nothing(0) Department, serves as both an archive or memorial and an office for the ‘nothing department.’ Centered on her latest film, Nothing(0) Department, which traces the artist’s mother’s life as a double agent, the exhibition features sporadic installations of objects from her maternal grandmother’s house, as well as photographs and items from various sources, evoking a neglected office tucked away in a corner of the Ministry of Foreign Affairs building. Where one might expect a long office table, there is a sink piled with coal-smudged dishes. This visual juxtaposition emphasizes a sense of unresolved duty, creating subtle tension among viewers. With no one willing to take the responsibility, the ‘uncomfortable overloaded task’ serves as a reminder of what someone should have done, or did without thinking.
Another exhibition space unfolds with the ambiance of a museum, featuring sculptures capturing moments of heroism, digital paintings resembling logbooks, and a photographic archive documenting and commemorating the efforts of a double agent who navigated two opposing camps. The artist eschews deliberate symbolism or exaggerated themes, instead focusing on conveying the essence of the 'nothing department' through the palpable aura surrounding the works. While intended to honor the artist’s mother and her dual life, the exhibition evokes a sense of unease and tension. The everyday hero remains on edge, unable to fully relax in a life where the sound of danger could come at any moment.
이빈소연의 개인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Nothing(0) Department)⟫는 1960-70년대 탄광소 관리자의 아내였던 작가의 증조 외할머니와 그의 장남에게 시집온 외할머니, 그리고 그 가운데서 자란 딸(어머니)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들의 서사와 분쟁을 따라가는 모큐멘터리 영상 작품 <Nothing(0) Department>을 주축으로 구성되며, 그로부터 파생된 디지털 페인팅과 조각, 다양한 오브제 등을 망라한 총체적인 설치를 선보인다.
세상 사람들의 관심의 추는 폭력이나 비극, 위험으로 점철된 일련의 사건을 향해 기울어져 있다. 평범한 평화를 일구는, 우리의 일상이 일상일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키는 인물에게는 잠깐의 시선만이 허용될 뿐이다. 작가 어머니의 고향인 문경도 그러했다. 석탄 산업의 성쇠를 함께한 문경은 당시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한 탄광소와 관련 인물을 조명하며 석탄박물관을 건립했고, 탄광촌을 꾸렸다. 80년도 중후반까지 호황을 누리던 석탄 산업은 가스 보급과 함께 서서히 사라졌고, 영광스러웠던 석탄박물관도 그 빛나던 시대에 머무른 듯 바래졌다. 그러나 산업이나 도시의 흥망과는 별개로, 매일의 평화를 위해 일상을 헌신하는 영웅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이빈소연은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하여 전시를, 일상의 영웅을 기리는 기념관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의 사무실을 구성한다.
작가는 문경의 바랜 영광을 담은 석탄박물관을 모델로 삼는다. 현지답사를 통한 과거 탄광촌 사료 수집뿐만 아니라 외할머니와 어머니, 기타 외가 식구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정보를 습득하는 등 다양한 갈래로 조사를 이어 나간다. 조사를 하면 할수록 작가는 본인의 어머니가 이중 스파이였음을 확인한다. 그러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머니의 행보를 대표적인 외교 사례나 스파이 전술과 비교 분석하였고, 이를 통해 일종의 실록 혹은 ‘위인전’을 써내려가기에 이른다.
작가의 개인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는 전시 자체가 하나의 아카이브 혹은 기념관, 더 나아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의 사무실로 기능한다. 이중 스파이로서의 어머니의 삶의 궤적을 담은 영상을 중심으로, 외할머니집에서 가져온 각종 집기와 사진, 여러 소스를 통해 구한 오브제가 산발적으로 설치된 전시장은 마치 외교부 건물 한 귀퉁이에 방치된 사무실을 연상케 한다. 긴 탁상이 놓일 법한 사무실 한가운데에는 석탄을 뒤집어쓴 설거짓거리가 쌓인 싱크대가 대신한다. 누군가 미처 끝내지 못한 이 일감은 그를 둘러싼 관람객들 간에 미묘한 긴장감을 서리게 한다.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 가운데 남은 ‘불편한 잔업’은 ‘누군가’가 ‘응당’ 해야 했던, 혹은 무심코 해왔던 일련의 일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 사무실 뒤편의 전시장은 더욱 박물관적인 성격을 지닌다. 영웅적 순간들을 재현한 조각과 마치 업무 일지와 같은 디지털 페인팅, 그리고 사진 아카이브로 구성된 이 공간은 두 진영 속에 가려진 이중 스파이의 노고를 기록하고 기념하기 위함이다. 작가는 일련의 작품에 상징적인 메시지를 담거나 명확한 주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의 업무적 특징을 작품과 그를 둘러싼 공간의 기운으로 전달하기를 시도한다. 대립한 진영 사이에서 이중 스파이 활동을 피할 수 없었던 어머니와 그의 영웅적인 면모를 고양하기 위한 박물관임에도 불구하고, 업무가 유발하는 특유의 히스테리나 오묘한 불안감이 전시장 안에 감돈다. 언제 쨍그랑 소리가 날지 모르는 일상의 영웅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법.
세상 사람들의 관심의 추는 폭력이나 비극, 위험으로 점철된 일련의 사건을 향해 기울어져 있다. 평범한 평화를 일구는, 우리의 일상이 일상일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키는 인물에게는 잠깐의 시선만이 허용될 뿐이다. 작가 어머니의 고향인 문경도 그러했다. 석탄 산업의 성쇠를 함께한 문경은 당시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한 탄광소와 관련 인물을 조명하며 석탄박물관을 건립했고, 탄광촌을 꾸렸다. 80년도 중후반까지 호황을 누리던 석탄 산업은 가스 보급과 함께 서서히 사라졌고, 영광스러웠던 석탄박물관도 그 빛나던 시대에 머무른 듯 바래졌다. 그러나 산업이나 도시의 흥망과는 별개로, 매일의 평화를 위해 일상을 헌신하는 영웅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이빈소연은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하여 전시를, 일상의 영웅을 기리는 기념관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의 사무실을 구성한다.
작가는 문경의 바랜 영광을 담은 석탄박물관을 모델로 삼는다. 현지답사를 통한 과거 탄광촌 사료 수집뿐만 아니라 외할머니와 어머니, 기타 외가 식구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정보를 습득하는 등 다양한 갈래로 조사를 이어 나간다. 조사를 하면 할수록 작가는 본인의 어머니가 이중 스파이였음을 확인한다. 그러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머니의 행보를 대표적인 외교 사례나 스파이 전술과 비교 분석하였고, 이를 통해 일종의 실록 혹은 ‘위인전’을 써내려가기에 이른다.
작가의 개인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는 전시 자체가 하나의 아카이브 혹은 기념관, 더 나아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의 사무실로 기능한다. 이중 스파이로서의 어머니의 삶의 궤적을 담은 영상을 중심으로, 외할머니집에서 가져온 각종 집기와 사진, 여러 소스를 통해 구한 오브제가 산발적으로 설치된 전시장은 마치 외교부 건물 한 귀퉁이에 방치된 사무실을 연상케 한다. 긴 탁상이 놓일 법한 사무실 한가운데에는 석탄을 뒤집어쓴 설거짓거리가 쌓인 싱크대가 대신한다. 누군가 미처 끝내지 못한 이 일감은 그를 둘러싼 관람객들 간에 미묘한 긴장감을 서리게 한다.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 가운데 남은 ‘불편한 잔업’은 ‘누군가’가 ‘응당’ 해야 했던, 혹은 무심코 해왔던 일련의 일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 사무실 뒤편의 전시장은 더욱 박물관적인 성격을 지닌다. 영웅적 순간들을 재현한 조각과 마치 업무 일지와 같은 디지털 페인팅, 그리고 사진 아카이브로 구성된 이 공간은 두 진영 속에 가려진 이중 스파이의 노고를 기록하고 기념하기 위함이다. 작가는 일련의 작품에 상징적인 메시지를 담거나 명확한 주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의 업무적 특징을 작품과 그를 둘러싼 공간의 기운으로 전달하기를 시도한다. 대립한 진영 사이에서 이중 스파이 활동을 피할 수 없었던 어머니와 그의 영웅적인 면모를 고양하기 위한 박물관임에도 불구하고, 업무가 유발하는 특유의 히스테리나 오묘한 불안감이 전시장 안에 감돈다. 언제 쨍그랑 소리가 날지 모르는 일상의 영웅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