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is strange in the way we allow it to unfold in our consciousness and unconsciousness: time “stretches” when things move slowly, time “flies” in moments of happiness or crisis, time “suspends” and even ceases to exist entirely when we are lost in a daydream. We conceptualize time as if it is its own entity which we are enslaved to in the present when in reality, we play and manipulate time every day and every moment we tap into our recollection of the past or projection of the future. Time does not exist in a steady linear movement, rather it flows and ebbs and manifests into the present through memory. The anterior state rises into the present, the past and present co-exist in the crystalized time-image.
The expanse of time between an infliction of pain and the markings of recovery does not exist linearly or chronologically: the past does not follow the present but rather, unravels simultaneously. The memories linger and survive in a circuit of strange psychosexual, psychophysical inflictions in moments of intimacy. Recovery does not necessarily entail amnesia and contrary to the popular saying time does not heal—time endures, time is relentless, time is disciplined, and time is cruel. — Jina Hyun, 2021
Based in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new media artist Jina Hyun explores themes of pain and memory by manipulating various material mediums including the moving image, computer programming, and textile work. For her solo show at sangheeut, Hyun presents Dreadful Things Done by Dreadful Girls (2021), a series of works composed of 27 individual fabric pieces. The body of work, on which images and texts were hand embroidered, explores girlhood inextricable from mourning, violence, and exploitation. Each sheet of ramie fabric, which evokes a diary page or a letter, fills the exhibition space and visualizes memory which is fragmented and split rather than flow in linear movement. Located in the small room is I prayed to Set My Hands on Fire (2021). In this point-click video game, the player leads a faceless girl into a room by clicking through a key, a door, an error sign, and a bed frame. The story is predetermined––although the player may feel a sense of agency with the choice/action to “click”, it is but a façade of free will. The girl in the game will never be able to leave the circuit of narrative, nor will the player.
Surely, the past precedes the present, but philosopher Henri Bergson argues that what we believe as the isolated present is actually the co-existence of past and present. The past and memories we continuously encounter and their relationship with the present are the main motifs for Hyun. The crystal image mentioned above refers to Bergson and Deleuze’s theories about time. Time here seems dichotomized, but it is cyclical in essence. The present ebbs into the past, but the past is then preserved back into the present. Time consists of this split, and in its convergence, we see the crystal image. Hyun’s work reminds the viewer of the nonlinearity of memories and the pain associated with them. To the artist, they are not healed with time nor buried in oblivion, but rather go through repeated ebbs and flows until we become strangers to them.
The expanse of time between an infliction of pain and the markings of recovery does not exist linearly or chronologically: the past does not follow the present but rather, unravels simultaneously. The memories linger and survive in a circuit of strange psychosexual, psychophysical inflictions in moments of intimacy. Recovery does not necessarily entail amnesia and contrary to the popular saying time does not heal—time endures, time is relentless, time is disciplined, and time is cruel. — Jina Hyun, 2021
Based in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new media artist Jina Hyun explores themes of pain and memory by manipulating various material mediums including the moving image, computer programming, and textile work. For her solo show at sangheeut, Hyun presents Dreadful Things Done by Dreadful Girls (2021), a series of works composed of 27 individual fabric pieces. The body of work, on which images and texts were hand embroidered, explores girlhood inextricable from mourning, violence, and exploitation. Each sheet of ramie fabric, which evokes a diary page or a letter, fills the exhibition space and visualizes memory which is fragmented and split rather than flow in linear movement. Located in the small room is I prayed to Set My Hands on Fire (2021). In this point-click video game, the player leads a faceless girl into a room by clicking through a key, a door, an error sign, and a bed frame. The story is predetermined––although the player may feel a sense of agency with the choice/action to “click”, it is but a façade of free will. The girl in the game will never be able to leave the circuit of narrative, nor will the player.
Surely, the past precedes the present, but philosopher Henri Bergson argues that what we believe as the isolated present is actually the co-existence of past and present. The past and memories we continuously encounter and their relationship with the present are the main motifs for Hyun. The crystal image mentioned above refers to Bergson and Deleuze’s theories about time. Time here seems dichotomized, but it is cyclical in essence. The present ebbs into the past, but the past is then preserved back into the present. Time consists of this split, and in its convergence, we see the crystal image. Hyun’s work reminds the viewer of the nonlinearity of memories and the pain associated with them. To the artist, they are not healed with time nor buried in oblivion, but rather go through repeated ebbs and flows until we become strangers to them.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 안에서 시간이 작용하는 방식은 기이하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의 시간은 늘어지고, 행복하거나 또는 고비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공상에 잠길 때에는 시간이 멈춘 듯 하거나 심지어 시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우리는 시간을 마치 하나의 독립체인 것 처럼 개념화시키고 우리가 그것의 노예가 된 것처럼 현재를 살아간다. 현실에서는, 매일 그리고 매순간 시간을 조종하며 과거에 대한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영사로써 활용한다. 시간은 선형적으로 움직이거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밀물과 썰물처럼 흘러가고 소멸되며, 기억을 통해 분명해진다.이전의 상태는 현재로 올라가고, 과거와 현재의 시간은 “크리스탈 이미지” 기억 안에서 공존한다.
고통의 가해와 회복 사이에 존재하는 광활한 시간 역시 선형적 또는 연대순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과거가 현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되려 동시에 타개된다. 그 기억들은 친밀감의 순간들에서 발생한 성심리적, 심리육체적인 고통의 회로 안에서 오래 머무르고 살아남는다. 회복이 반드시 기억상실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며, 흔히 말하는 “시간이 약이다” 라는 말과는 달리 시간은 가차없고, 인내하며, 통솔적이고 또 잔인하다. —현지윤, 2021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현지윤은 영상, 컴퓨터 프로그래밍, 텍스타일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뉴미디어 아티스트이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 안에서 유영하는 고통과 기억, 상처의 존재에 주목하며, 이번 전시에서 27개의 패브릭으로 이루어진 <Dreadful Things Done by Dreadful Girls>(2021)을 선보인다. 모시 천 위에 이미지와 글씨를 수 놓은 작품은 애도, 폭력, 착취로부터 해방될 수 없는 소녀시절(girlhood)에 대한 탐구의 결과이다. 모시 한 장, 한 장이 마치 누군가의 비밀스러운 일기나 편지인 것처럼 전시장을 가득 채우며, 선형적인 흐름이 아닌 파편화되고 분열된 어느 소녀의 기억을 시각화한다. 전시장의 작은 방에 위치한 <I prayed to Set My Hands on Fire>(2021)는 관람객이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열쇠, 문, 그리고 침대를 클릭하여 얼굴 없는 한 소녀를 방으로 이끈다. 이 게임의 서사는 정해져있지만, 플레이어는 “클릭”이라는 선택/행동을 통해 일종의 주체의식을 느낀다. 하지만, 이는 자유의지라는 허상일 뿐이다. 게임 속 소녀가 이 서사의 굴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플레이어도 마찬가지이다.
과거가 현재보다 먼저 존재함은 분명하지만, 현재란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공존하며 생성되는 것이라는 베르그송의 말처럼, 이미 지나간 일임에도 끊임없이 마주할 수 밖에 없는 과거와 그 기억들이 현지윤의 주요 모티프이다. 작가노트에 언급된 “크리스탈 이미지”는 베르그송과 들뢰즈의 시간 개념에 기인한다. 시간은 두 개의 서로 다른 투사를 통해 분열되는데, 하나는 모든 현재를 지나가게 하고, 또 다른 하나는 모든 과거를 보존한다. 이렇듯 시간은 두 가지 방향의 분열로 이루어진 것이며, 바로 이러한 분열이 우리가 크리스탈(결정화된) 이미지에서 목격하게 되는 시간인 것이다. 현지윤의 작품은 기억과 고통이란 선형적 시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치유되거나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분열된 시간 안에서 헤어졌다가 만났다가를 반복하며 결국 낯설어지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고통의 가해와 회복 사이에 존재하는 광활한 시간 역시 선형적 또는 연대순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과거가 현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되려 동시에 타개된다. 그 기억들은 친밀감의 순간들에서 발생한 성심리적, 심리육체적인 고통의 회로 안에서 오래 머무르고 살아남는다. 회복이 반드시 기억상실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며, 흔히 말하는 “시간이 약이다” 라는 말과는 달리 시간은 가차없고, 인내하며, 통솔적이고 또 잔인하다. —현지윤, 2021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현지윤은 영상, 컴퓨터 프로그래밍, 텍스타일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뉴미디어 아티스트이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 안에서 유영하는 고통과 기억, 상처의 존재에 주목하며, 이번 전시에서 27개의 패브릭으로 이루어진 <Dreadful Things Done by Dreadful Girls>(2021)을 선보인다. 모시 천 위에 이미지와 글씨를 수 놓은 작품은 애도, 폭력, 착취로부터 해방될 수 없는 소녀시절(girlhood)에 대한 탐구의 결과이다. 모시 한 장, 한 장이 마치 누군가의 비밀스러운 일기나 편지인 것처럼 전시장을 가득 채우며, 선형적인 흐름이 아닌 파편화되고 분열된 어느 소녀의 기억을 시각화한다. 전시장의 작은 방에 위치한 <I prayed to Set My Hands on Fire>(2021)는 관람객이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열쇠, 문, 그리고 침대를 클릭하여 얼굴 없는 한 소녀를 방으로 이끈다. 이 게임의 서사는 정해져있지만, 플레이어는 “클릭”이라는 선택/행동을 통해 일종의 주체의식을 느낀다. 하지만, 이는 자유의지라는 허상일 뿐이다. 게임 속 소녀가 이 서사의 굴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플레이어도 마찬가지이다.
과거가 현재보다 먼저 존재함은 분명하지만, 현재란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공존하며 생성되는 것이라는 베르그송의 말처럼, 이미 지나간 일임에도 끊임없이 마주할 수 밖에 없는 과거와 그 기억들이 현지윤의 주요 모티프이다. 작가노트에 언급된 “크리스탈 이미지”는 베르그송과 들뢰즈의 시간 개념에 기인한다. 시간은 두 개의 서로 다른 투사를 통해 분열되는데, 하나는 모든 현재를 지나가게 하고, 또 다른 하나는 모든 과거를 보존한다. 이렇듯 시간은 두 가지 방향의 분열로 이루어진 것이며, 바로 이러한 분열이 우리가 크리스탈(결정화된) 이미지에서 목격하게 되는 시간인 것이다. 현지윤의 작품은 기억과 고통이란 선형적 시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치유되거나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분열된 시간 안에서 헤어졌다가 만났다가를 반복하며 결국 낯설어지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