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여러 데이터로 치환된다. 그 과정에서 촉각, 청각, 후각 같은 비가시적 감각은 서서히 잊히고, 시각만이 우월한 감각으로 자리 잡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시각은 그 자체로 다른 감각을 상상하게 하는 힘을 지닌다. 회화를 매개로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을 탐구하는 작가 김하나, 임노식, 박진용이 참여한 단체전 <이미 감각된 감각>은 이렇듯 시각예술이 가진 고유한 역할이자 가능성을 활용해 우리가 감각하는 세계를 더욱 확장하려는 시도다. 세 작가는 캔버스, 프레임, 물감, 색, 질감 같은 물질적 조건을 연구하거나 삶과 주변 환경을 구심점 삼아 본인이 경험하고 관찰한 요소를 풍경으로 재구성한다. 또 언어와 신체를 둘러싼 감각적 경험을 표현하며 시각 너머에 존재하는 감각에 한 발 더 다가간다. 2월 15일까지, 상히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