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는 미디어아티스트 추수. 그는 ‘혼종적 세계관’을 구축해 한국인 여성 작가로서 겪는 차별과 부조리를 꼬집는다. 추수는 어릴 적부터 ‘작가’와 ‘엄마’ 되기를 동시에 꿈꿔왔다. 작가로서 ‘커리어’와 여성으로서 ‘출산’의 양립.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자식 같은 아바타를 낳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디지털 태아’ <슈뢰딩거의 베이비>(2019)가 탄생했다. 이후 추수는 마스코트 ‘에이미’를 앞세워 영상, 디지털 프린트, 설치를 아우르는 작업 세계를 펼쳐왔다. 에이미는 인공 지능 음악 회사의 제안으로 제작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낮에는 에이미 문이란 이름으로 아이돌 같은 삶을 살고, 밤에는 민머리에 상의를 탈의한 차림으로 사생활을 즐긴다.